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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IPO 10곳중 3곳이 바이오기업…투자유치도 24%↑

2016-12-21
공격적마케팅으로 해외시장 개척도 성과

■ 내실다진 바이오기업

올 한 해 바이오업계는 밀려드는 투자와 다양한 지원책에 힘입어 성장동력을 확보하고 내실을 다졌다. 씨젠과 바디텍메드 등 체외진단 기업들은 신기술 개발과 공격적 마케팅으로 글로벌 시장 개척에 나서 성과를 거뒀다. 마크로젠·테라젠이텍스 등 유전체 분석 기업들은 병원을 거치지 않고 소비자가 직접 유전자 검사를 신청할 수 있는 DTC(Direct to Consumer) 서비스가 허용되면서 새로운 기회를 맞았다. 큐리언트와 브릿지바이오 등 바이오 창업 트렌드에 맞는 NRDO(No Research Development Only) 기업도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았다.

바이오업계 성장성을 높이 평가해 투자도 잇따랐다. 한국벤처캐피탈협회에 따르면 국내 벤처캐피털(VC)의 바이오·의료 분야 투자금액은 3분기 기준 343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3.9% 증가했다. 업계에서는 올해 바이오 부문 신규 투자가 45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기업공개(IPO)도 크게 늘었다. 작년 3월 기술특례상장 규정이 완화되면서 바이오기업들이 대표적인 수혜자가 됐다. 기술특례상장이란 기술력이 뛰어나고 성장 가능성이 확실한 기술기업에 대해 미래 성장성을 평가하여 코스닥에 진입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제도다. 2005년 제도가 도입된 이후 총 41개사가 코스닥에 상장되었고, 5개사를 제외한 36개사가 바이오기업이다.

올 5월부터 투자자 보호를 위해 상장심사가 엄격해지면서 전년 대비 IPO 수가 줄어들었지만 바이오기업은 오히려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생명공학정책연구센터의 바이오워치 보고서에 따르면 2016년 국내 전체 IPO 예상 건수는 약 140개로, 이 중 약 41개(약 29%)가 바이오기업일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 2월 성체줄기세포 치료제 회사 안트로젠을 시작으로 신약개발 기업 큐리언트, 바이오시밀러 업체 팬젠, 신약개발 기업 바이오리더스가 올해 기술특례제도를 통해 코스닥에 입성했다. 기업인수목적회사(SPAC) 신규 상장과 분할 재상장, 코넥스 기업이 코스닥으로 이전하는 상장도 늘어나는 등 상장 유형이 다양해지고 있는 점도 주목할 만한 변화다.

현지 기업과 조인트벤처(JV)를 설립하고 공동연구를 하거나 유통망과 생산 거점을 확보하는 등 글로벌 시장 진출 방식도 진화하고 있다. 신약개발 기업인 레고켐바이오사이언스는 지난 7월 미국의 항생제 개발 전문가들과 '검 테라퓨틱스(Geom Therapeutics)'라는 JV를 설립했다. 'LCB10-0200'이라는 레고켐의 신약 후보물질을 현물 출자하는 조건으로 주요 지분과 이사회 의석, 한국의 판권을 확보하는 방식을 택했다. 내년 초부터 단독투여 방식으로 글로벌 임상을 진행할 예정이며 비용은 정부지원금 또는 외부기관 펀딩을 통하여 조달한다.

병원용 현장진단 기업 바디텍메드는 친맥스(ChinMax)와 중국 상하이에 유통전문 JV '덕기바디텍(상하이) 무역유한회사'를 설립했다. 친맥스와 회사 지분율은 51대49로, JV는 심혈관 관련 질환 외 다수의 테스트 제품을 중국에 수입해 판매한다. 바디텍메드 관계자는 "중국에서 오래 거래하다 보니 컨트롤타워가 중요하다는 생각에 현지 생산법인 투자를 늘렸다"며 "현재 중국 CFDA에서 수입제품 17종에 대한 허가를 진행 중으로, 내년 하반기부터 현지 판매를 시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자본의 직접투자도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중국 칭화대가 100% 지분을 보유한 칭화홀딩스는 산하 최대 그룹인 칭화동방그룹 내 동방강태산업을 통해 의약품위탁생산(CMO) 업체 바이넥스 유상증자에 참여했다. 총 2200억원 규모인 바이넥스 3자배정 유상증자 물량 가운데 2110억원어치를 인수하며 절차가 마무리되면 동방강태산업이 바이넥스의 최대주주가 된다. 바이넥스는 칭화대와 신약을 공동연구하는 양해각서(MOU)도 체결했다.

범부처신약개발사업단이 지원한 연구과제들의 기술이전 성과도 이어졌다. 한국파스퇴르연구소가 '새로운 작용기전의 C형 간염 치료제 후보물질'을 J2H 바이오텍에 기술이전했고, 앱클론은 '위암 HER2 표적 항체 신약' 연구를 중국 헨리우스 바이오텍(Shanghai Henlius Biotech Inc.)에 수출했다. 레고켐바이오사이언스가 개발한 '그람양성 슈퍼박테리아 치료제 LCB01-0371'이 중국 RMX 파마에 기술이전되는 등 사업단이 지원한 과제들의 정액 기술이전료는 1000억원이 넘는다.

범부처신약개발사업단 관계자는 "지원과제 중 하나인 제넥신의 지속형 성장호르몬(GX-H9)은 성장호르몬 결핍증 치료제로서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희귀의약품 지정을 받는 성과도 있었다"며 "글로벌 SCI 저널에 논문 11건이 게재되고 국내 특허 16건·해외 특허 27건을 등록하는 등 연구 성과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상장제약사와 바이오업체들의 특허공시도 봇물을 이뤘다.

올 들어 지난 14일까지 관련 분야 공시는 102건으로, 작년 78건에 비해 급증했다. 특허는 자율 공시사항인 만큼 실제 특허는 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특허 공시 내용만 분석하면 제대혈 및 줄기세포 치료제 기업인 메디포스트가 16차례로 1위를 기록했다. 이 회사는 올해 뇌 신경계 질환 치료 및 예방에 활용 가능한 줄기세포 치료 기술 등 18건의 특허를 등록했으며, 작년에도 9건의 특허를 등록한 바 있다.

출처: 매일경제 (2016-12-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