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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투데이] 메르스 등 신종감염병에 대한 선제적 연구 필요

2015-06-18
[경제투데이 민승기 기자] 전세계 국가들이 에볼라, 사스, 메르스 등 감염병과의 전쟁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신종 바이러스 연구를 통한 치료제 개발 등 선제적인 대응책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이에 따라 경제투데이는 하킴 자바라 한국파스퇴르연구소(감염성 질환을 연구하는 비영리공익법인) 소장을 만나 한국을 공포로 몰아넣고 있는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연구 현황과, 신종감염병 발생에 선제적인 대응하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무엇인지를 들어봤다.

◆신종 감염병 ‘메르스’ 치료제 ‘전무’…기초 연구 인프라도 부족

메르스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 처음 발견된 중동 뿐만 아니라 한국도 메르스 환자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

11일 보건당국에 따르면 메르스 확진환자는 총 122명으로 일주일 사이에 크게 늘어났다.

메르스는 새로운 변종 코로나바이러스(MERS-CoV) 감염으로 인한 중증급성호흡기질환으로 2012년부터 중동지역 아라비아 반도를 중심으로 처음 나타났다.

2015년까지 1000명 이상의 감염자와 400명 이상의 사망자가 발생했으며 또 다른 변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원인인 사스(SARS)보다 전염성은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메르스 코로나바이러스가 어떻게 사람을 감염시켰는지, 또 정확히 어떤 경로로 감염되는 것인지에 대한 연구조차 아직 부족한 상황이다.

하킴 자바라 한국파스퇴르연구소 소장은 “오래전에도 메르스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돼 사망한 사람이 있을 가능성이 있지만 그 당시는 분석기술의 부족으로 그 원인을 정확히 파악하는데 어려움이 있었을 것이다”며 “최근 바이러스 분석 기술이 크게 발달하면서 이 바이러스가 어떤 바이러스인지를 확인할 수 있게 됐지만 아직까지 메르스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한 연구가 충분히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중동에서 처음 이 바이러스가 확인됐지만 중동은 이 바이러스를 제대로 연구할만한 인프라가 없는 상황이었고 이번 한국 메르스 사태를 계기로 제대로된 연구가 이뤄지길 희망한다”고 기대했다.

또한 하킴 자바라 소장은 “다른 나라 연구자들이 연구를 하고 싶어도 정부 지원이 부족해 접근하기가 쉽지 않다”며 “이로 인해 제대로 된 치료제 개발도 하지 못하고 있다. 한국 뿐만 아니라 여러나라가 감염병에 대한 경각심을 느끼고, 치료제 개발 뿐만 아니라 기초과학 분야에 대한 지원이 이뤄졌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메르스 치료 C형간염 치료제 ‘인터페론+리바비린’ 사용…치료제 개발 현황은?

현재 메르스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이 되면 마땅한 치료제가 없기 때문에 C형간염 치료에 사용되는 ‘인터페론(면역조절제)’와 리바비린(항바이러스제)를 사용하고 있다.

이들 약제는 충분한 임상적 근거를 가지고 있지는 않지만 광범위한 항바이러스 효과를 가지고 있고 일부 동물실험이나 실험실연구에서 메르스에 대한 효과를 일부 나타낸 바 있다.

실제로 붉은털원숭이에게 인터페론, 리바비린을 병용투여했을 때 메르스 코로나바이러스 증식이 줄어들었다는 실험결과가 보고되기도 했다.

이는 코로나바이러스 일종인 사스가 유행할 당시에도 사용되기도 했다.

하킴 자바라 소장은 “현재까지로는 메르스나 사스에 대한 마땅한 치료제가 없다”며 “인터페론은 면역을 끌어올려주고 리바비린은 광범위한 바이러스 증식 막아주기 때문에 이 약을 메르스 치료에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인터페론이나 리바비린에 대한 부작용이 있기는 하지만 메르스는 폐, 혈액, 신장 등 어디로든 감염이 될 수 있기 감염됐을 경우 위험할 수도 있다. 때문에 부작용이 있더라도 이 약을 처방하는게 현재로서는 최선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세계 여러 나라에서 메르스 치료제를 찾을려고 하지만 아직은 마땅한 것 없다”며 “면역세포 등을 이용하는 방법 등도 있지만 이는 기간이 오래걸리기 때문에 현시점에서 시도하기에는 적절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메르스 치료제 개발 진행상황에 대해서는 “일부 나라와 제약사에서 메르스 치료제를 개발하려고 하지만 아직까지는 많은 노력이 들어가있지는 않다”며 “메르스와 비슷한 바이러스종인 사스 확산으로 백신이 개발되고 있다. 같은 바이러스는 아니지만 개발될 경우 메르스에도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특히 하킴 자바라 소장은 메르스 뿐만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발생하는 신종 감염병 발병과 확산을 막기 위해서 선제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에볼라의 경우 전세계적으로 주목받으면서 기초연구나 치료제 개발이 활발이 이뤄지고 있지만 뎅기나 일본뇌염 바이러스 등에 대해서는 여전히 미흡하다”며 “선진국들 주축으로 감염병 연구에 대한 투자를 하면 어느 한 국가가 아니라 전세계 인구가 그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어 “신종감염병 문제는 한 국가의 문제가 아니라 전 지구적인 문제이기 때문에 국가적인 협력이 가장 중요하다”며 “한국 메르스 사태가 신종 감염병 중요성에 대해 새롭게 생각할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출처: 경제투데이 (2015-06-15 12: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