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소 소식

[2022년 세계결핵의 날] 결핵 종식을 위해 투자하고, 생명을 구하세요!

2022-03-24
2022년 세계결핵의 날 ‘결핵 종식을 위해 투자하고, 생명을 구하세요’

매년 3월 24일은 세계결핵의 날입니다. 세계결핵의날에 한국파스퇴르연구소를 비롯한 다수의 국내외 기관은 결핵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결핵의 세계적인 대유행을 종식시키기 위한 다양한 캠페인을 진행합니다. 

3월 24일은 1882년 로베르트 코흐 박사가 결핵을 일으키는 원인 박테리아를 발견한 사실을 발표한 날로, 코흐 박사의 발견은 인류가 결핵을 진단하고 치료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었습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2022년 세계결핵의 날의 주제를 ‘결핵 종식을 위해 투자하고, 생명을 구하세요 (Invest to End TB. Save Lives)’로 정하고, 결핵 퇴치를 위한 지원과 투자가 시급하다는 사실을 강조하는 동시에 글로벌 정상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약속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출처: WHO 홈페이지


결핵에 대해
 
연간 140만 명의 사망자를 발생시키는 결핵은 인류에게 지속적으로 위협을 가하고 있습니다. 
    
결핵균은 숙주에 손상을 가하거나 질병을 일으키지 않고도 수년 동안 세포 내에서 잠복할 수 있다는 독특한 특징을 가집니다. 그러나, 물리적 충격 또는 병원체 감염(코로나19, 인플루엔자) 등의 이유로 폐 손상이 발생하는 경우 결핵균이 활성화되어 심각한 질병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진단이 신속하게 이뤄지지 않고, 장기간을 요하는 치료가 성실히 진행되지 않으며, 백신 접종이 적절히 수행되지 않는 이유로 인해 한가지 또는 여러 약제에 내성을 가지는 약제내성/다제내성 균주가 출현했고, 이로 인해 글로벌 결핵 퇴치는 더욱 어려운 과제가 되었습니다. 2021년 세계보건기구는(WHO) 결핵 환자 중 71%가 현재 치료에 사용되고 있는 항생제인 리팜피신에 내성을 보인다고 밝혔습니다.

2030년까지 결핵 대유행을 종식시키고자 하는 WHO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치료제 타겟(target) 도출, 치료제 및 백신 개발이 시급합니다.



한국파스퇴르연구소의 혁신적인 결핵 치료제 개발

한국파스퇴르연구소는 결핵 치료제 개발을 위해 다차원적인 연구 전략을 수행하고, TB Alliance와 같은 유수 기관과 협력을 진행하는 등 글로벌 결핵 퇴치 노력에 적극적으로 동참하고 있습니다.
 
특히, 한국파스퇴르연구소의 의약화학팀과 결핵연구팀은 내성을 가진 결핵균을 효과적으로 억제할 수 있는 새로운 약물타겟을 도출하고 혁신적인 신약 후보물질을 개발하기 위해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1) 의약화학팀: 화학정보학을 활용해 신규 약물타겟과 후보물질 도출

국내 결핵 관련 유수 기관과 협력해 정부지원 결핵 과제 공동 수행

한국파스퇴르연구소 의약화학팀은 2020년도 보건복지부 감염병 예방치료 기술개발 사업의 주관기관으로 선정되어 지난 2년간 국제결핵연구소, 대한결핵협회 결핵연구원과 협력해  “데이터 분석 기반의 결핵 치료제 후보물질 발굴 및 검증” 과제를 성공적으로 수행했습니다.
 
* 이미지: 대식세포 내 결핵균 (출처: 파스퇴르연구소)
 

화학정보학 기반 가상탐색을 통해 신규 타겟 & 후보물질 도출

의약화학팀과 공동 연구진은 임상 검체에서 분리된 약제감수성 및 다제내성 결핵균의  전장유전체 염기서열 분석을 통해 내성변이를 분석 및 profiling하여 내성 변이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했습니다. 이를 토대로 신규 결핵 단백질 타겟을 선정했으며, 이들의 3차원 구조를 기반으로 가상 탐색을 통한 docking 결과에 따라 후보물질군을 선별했습니다. 또한, 선정된 후보 물질들의 효능 평가를 통해 결핵 치료제 후보 물질을 선별하였습니다. 
 
타겟 단백질 x-ray 구조(A. WT 구조; B. mutant 구조)와 POM 유효 물질을 docking한 binding mode 결과
 

약물감수성 및 다제내성 결핵균을 억제하는 혁신적인 치료제 개발 위한 선도물질 최적화 수행 

본 과제를 통해 의약화학팀은 아직 치료제가 개발되지 않은 타겟을 대상으로 신약개발을 진행하는 접근법이 아닌, 약제감수성 및 다제내성 임상 결핵 균주들의 유전자 정보들을 기반으로 생물정보학을 활용한 구조기반 약물설계(SBDD; Structure-based Drug Design)에 집중했습니다. 이를 통해, 약제 내성에 영향을 미치는 결핵균 유전자 타겟들에 대한 효과를 예측하고, 직접적인 실험을 거치지 않고도 보다 많은 약제 타겟에 대한 효과를 예측 가능하게 함으로써 기존 결핵 치료제 개발의 한계점들을 극복할 수 있는 돌파구를 제시했습니다. 

현재 한국파스퇴르연구소 의약화학팀은 약제감수성 및 약제내성 결핵균 제어를 위한 신규 결핵 치료제 개발을 목표로 도출된 신규 POM에 대한 선도물질 최적화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2) 결핵연구팀: 결핵균 특이적 약물타겟을 기반으로 신약 후보물질 도출

한국파스퇴르연구소 결핵연구팀의 최신 연구 전략 중 하나는 결핵균 특이적 엽산경로(folate pathway)를 타겟으로 하는 치료제 개발 연구를 수행하는 것입니다.

결핵균 특이적 엽산경로 차단 

엽산은 우리에게 비타민 B9로 알려진 필수 비타민입니다. 엽산은 모든 세포에 의해 사용되며 세포가 지속적으로 수명을 유지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물질입니다.

인간과 같은 진핵생물은 체내에서 엽산을 생산할 수 없기 때문에 음식을 통해 엽산을 섭취합니다. 그러나 결핵균과 같은 원핵생물은 생합성을 통해 스스로 엽산을 생산할 수 있기 때문에 엽산을 추가적으로 얻을 필요가 없습니다. 

결핵균은 엽산경로를 통해 이를 생합성합니다. 결핵균이 궁극적으로 엽산의 활성화 형태인 테트라하이드로폴레이트(THF)를 생성하기까지는 몇개 특정 단백질을 포함하는 여러 단계의 작용을 거치게 되며, 이러한 엽산경로를 저해하면 결핵균의 성장을 억제할 수 있습니다. 결핵균이 엽산 생합성을 위해 사용하는 엽산경로 내 특정 단백질들은 숙주 내에는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결핵균 특이적인 치료제 개발을 위한 좋은 타겟이 될 수 있습니다. 

THF(테트라하이드로폴레이트)는 엽산이 생물학적으로 활성화된 형태임. 녹색은 엽산경로 내 단백질이며, 붉은색은 현재 사용되는 치료제의 타겟임. 한국파스퇴르연구소는 결핵균만 진행하는 단계 중 FolB와 FolK를 타겟(파란색 표시)으로 하여 신약개발 연구를 수행하고 있음. (Figures created with BioRender.com)

FolB 단백질 억제제 후보물질 스크리닝

연구진은 결핵균의 엽산 생합성 경로 중 비교적 초기에 사용되는 단백질에 초점을 두고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본 단백질은 FolB 유전자에 의해 생성되는데, FolB는 결손 연구를 통해 결핵균의 성장에 필수적인 것으로 밝혀진 바 있습니다.

효과적인 FolB 단백질 억제제를 개발하기 위해 연구진은 FoIB 단백질을 분리•정제 하여 형광발현을 모니터링할 수 있는 분석법을 구축했으며, 이를 기반으로 9,000여 개 화합물을 스크리닝하여  유효화합물(hits)을 선별했습니다. 또한, 의약화학팀의 협력으로 화합물의 유도체를 합성했습니다.  
 
(Figures created with BioRender.com)

연구진은 도출된 유효화합물에 대해 용량반응 분석법을 활용한 후속 연구를 수행할 예정이며, 특히 연구소 생물안전 3등급(BSL-3) 실험실 내에서 실제 내성 결핵균을 활용한 효능평가를 진행할 계획입니다.

FolB와 시너지 창출을 위한 FolK 연구

결핵연구팀은 결핵균의 엽산 생합성 경로에 필수적인 단백질 중 FoIK 유전자에 의해 발현되는 단백질에 대한 연구도 수행하고 있습니다. 특히 본 단백질이 FolB 바로 다음 단계에서 활용된다는 점에 착안해, FolB와 FolK를 효과적으로 억제제하는 화합물을 도출하기 위한 스크리닝을 수행할 예정입니다. 이를 통해 결핵균 특이적 혁신 신약개발의 가능성을 제고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