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소 소식

2021 세계 항생제 내성 인식 주간: ‘Spread Awareness, Stop Resistance’

2021-11-18
2021 세계 항생제 내성 인식 주간:
‘Spread Awareness, Stop Resistance’ 


매년 11월 18~24일은 세계 항생제 내성 인식 주간입니다. 이는 글로벌 항생제 내성(AMR)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고 새로운 약제 내성균의 발생과 감염 확산을 방지하기 위한 우리 모두의 노력을 촉구하는데 목표를 두고 있습니다. 


항생제 내성 3자 기구인 세계동물보건기구(OIE), 유엔식량농업기구(FAO),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범아메리카보건기구(PAHO)의 노력에 힘입어 2015년 5월 제68차 세계보건총회에서 항생제 내성 관리 및 대응을 위한 최초의 글로벌 차원의 실행전략이 결의되었으며, 2020년부터 11월 18~24일이 세계 항생제 내성 인식 주간으로 지정되었습니다.   



올해 세계 항생제 내성 인식 주간의 주제는 ‘Spread Awareness, Stop Resistance’ 입니다.
   
항생제 내성 (AMR, antimicrobial resistance) 이란? 

항생제는 항균제, 항바이러스제, 항진균제, 항기생충제 등과 같이 인간, 동물, 식물의 감염을 예방하고 치료하는데 사용되는 의약품입니다. 항생제 내성이 나타나면 박테리아, 바이러스, 진균 및 기생충 등의 병원체가 더 이상 약물에 반응하지 않아 감염의 치료가 어려워지고, 체내 감염이 지속되어 입원기간 연장, 타인에게 전파, 중증으로 악화 및 사망 등의 위험이 증가합니다.

일반적으로 처방되는 항생제에 대해 내성을 일으키는 미생물을 "슈퍼버그(superbugs, 또는 슈퍼박테리아)"라고 합니다. 카바페넴 내성 장내세균속균종(CRE), 메티실린 내성 황색포도알균(MRSA), 반코마이신 내성 장알균(VRE), 다제내성 녹농균 (Multidrug-resistant Pseudomonas aeruginosa) 등이 대표적인 슈퍼버그입니다.

항생제의 오용과 남용이 내성균 출현의 주요 원인이며, 깨끗하지 않은 물의 사용, 불충분한 위생관리, 적절하지 않은 감염 예방•통제 활동 등으로 인해 약제내성 미생물의 확산이 촉진됩니다.
* 왼쪽 이미지: MRSA에 감염된 인간 호중구를 주사형 전자현미경으로 관찰한 모습 (미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NIH)




현황

글로벌 현황

항생제 내성으로 인해 전 세계적으로 매년 최소 70만 명의 사망자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2050년에는 슈퍼버그 감염에 의한 연간 사망자가 최대 천만명에 이를 것으로 예측되고 있는데, 이는 심장병이나 암으로 인한 현재 사망자 수를 뛰어넘는 수치입니다. WHO는 항생제 내성을 인류가 직면한 10대 글로벌 공중보건 위협 중 하나로 꼽았습니다. 

(Source: GARDP homepage)

항생제 내성이 가져올 사회경제적 영향은 가히 엄청날 것으로 예측됩니다. 영국 정부가 발표한 ‘항생제 내성 리뷰(The UK’s Review on Antimicrobial Resistance)’는 2015~2050년 항생제 내성으로 인한 경제잠재력(Economic potential) 손실을 약 100조 달러 규모로 예측했는데, 이는 2020년 전 세계 GDP의 합보다 더 높은 금액입니다. 


국내 현황

국내에서도 항생제 내성의 위협이 가속화되고 있습니다. 최근 정부의 발표*에 따르면, 국내 반코마이신 내성 장알균(VRE)의 내성률이 2007년 26%에서 2019년 40.9%로 증가했으며, 카바페넴 내성 장내세균속균종(CRE)은 2010년 국내 첫 보고 이후 급증하여2020년 18,904건이  발생했습니다. 
* 보도자료(2021. 11. 8) 항생제 내성균으로부터 국민의 건강을 지킨다 (관계부처합동)

아울러, 주요 내성균을 포함하여 요양병원의 항생제 내성률이 종합병원보다 높았고 증가추세를 보였습니다. 메티실린 내성 황색포도알균(MRSA)의 경우 지난 몇년 간 내성률이 감소하는 성과를 거뒀으나 여전히 한국이 고소득 국가 중 1위를 차지했으며 특히 요양병원의 MRSA 내성률은 2019년 기준 86.0%로 확인되었습니다. 또한 2019년 국내 인체 항생제 사용량은 OECD 29개국 중 3번째로 높았습니다.

 
대응

글로벌 노력

WHO 글로벌 항생제 내성 및 항생제 사용 감시 시스템
(Global Antimicrobial Resistance and Use Surveillance System, GLASS) 

2015년, WHO는 항생제 내성 대응•확산방지 및 이를 위한 지역•국가•글로벌 전략 실행을 지원하기 위한 ‘글로벌 항생제 내성 및 항생제 사용 감시 시스템(GLASS)’을 구축했습니다. GLASS는 글로벌 항생제 내성 서베일런스를 표준화하여 국가별 데이터 수집, 분석 및 공유를 활성화하려는 최초의 범국가적 노력입니다. GLASS를 통해 국가별 역량 강화를 지원하고, 기존 및 신규 국가 감시 현황을 모니터링하며, 실험실 데이터에만 기반한 감시 접근 방식에서 역학, 임상 및 인구 데이터를 포함하는 통합적 시스템으로의 전환을 촉진하는데 궁극적 목표를 두고 있습니다.   


글로벌 항생제 연구개발 파트너십 
(Global Antibiotic Research and Development Partnership, GARDP)


글로벌 항생제 연구개발 파트너십(GARDP)은 WHO와 소외질환신약개발재단(DNDi)이 항생제 내성 감염에 대응하는 치료법 개발을 목표로 2016년 설립한 국제기구입니다.

GARDP는 연구개발, 공중보건을 위한 파트너십, 지속가능한 접근성에 중점을 두고, 2025년까지 5가지 신규 및 개선된 치료법을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특히, 지속가능성, 접근성, 경제성이 보장된 치료법을 제공하기 위해 유수의 파트너와 협력을 수행하며, 한국파스퇴르연구소도 2018년부터 GARDP와 협력해 연구소의 이미지 기반 스크리닝 플랫폼을 기반으로 항생제 후보물질 개발 및 검증 연구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본 협력은 에자이 (Eisai Co., Ltd.), 다케다 제약 (Takeda Pharmaceutical Company Ltd.) 등 아시아 내 글로벌 제약사와의 파트너십으로 확대되어, 산업계가 보유한 방대한 화합물 라이브러리의 효능을 신속하고 효과적으로 평가함으로써 신약개발 가능성을 높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합니다.  


국내 대응 

한국정부는 2016~2020년 「제1차 항생제 내성 관리대책」을 수립해 내성균 감시체계를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인간-동물-환경 내성을 축으로 하는 연구개발을 촉진하고 국가 관리대책 확립을 위한 「One Health 항생제 내성균 다부처 공동대응사업」을 시행하는 등 다양한 전략을 추진했습니다. 이러한 노력으로 급성 상기도감염증(감기)의 항생제 처방율을 비롯한 항생제 사용량을 감소시켰고, WHO의 GLASS 매뉴얼에 따라 구축한 Kor-GLASS를 가동했습니다.

2021년 현재 「제2차 국가 항생제 내성 관리대책(2021~2025)」이 시행되고 있으며, 특히 올해 질병관리청 국립보건연구원이 항생제 내성 분야 WHO 협력센터로 지정됨에 따라 글로벌 항생제 내성 감시체계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습니다. 

 
 
치료법  

내성으로 인해 일반적인 항생제를 사용할 수 없는 경우, 경험에 기반한 약물 병용투여, 혈장분리교환법, 면역글로불린 정맥주사(IVIG) 등의 제한된 치료법이 적용될 수 있습니다.

미국의 퓨 자선신탁(The Pew Charitable Trusts)의 발표에 따르면 현재 개발 단계에 있는 43개의 신규 항생제 후보물질 중 1/4만이 새로운 작용 기전을 가지고 있으며, 이 중 그람 음성균*에 대해 활성을 나타내는 물질은 없습니다. 
* 그람염색법인 크리스탈 바이올렛으로 염색 후 탈색 시 보라색을 띄면 그람 양성균, 붉은색을 띄면 그람 음성균으로 구분되는데, 이러한 차이는 세포벽의 구조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항생제 내성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작용 기전을 가진 혁신적인 신약 개발이 시급합니다. 


한국파스퇴르연구소의 항생제 내성 연구
세균의 생리학적 특성에 대한 이해를 기반으로 슈퍼박테리아에 대응 

장수진 박사가 이끄는 한국파스퇴르연구소 항생제내성연구팀은 현대 보건의료 시스템의 극단적 위기를 암시하는 ‘포스트 항생제 시대’의 도래를 막기 위한 즉각적인 노력이 필요하다는 인식 하에, 세균의 생리 및 내성기작을 폭넓게 이해하고 이를 기반으로 신규 항생제를 개발하기 위한 연구에 매진하고 있습니다.

특히, 악명높은 슈퍼버그인 Staphylococcus aureus(황색포도상구균), Pseudomonas aeruginosa(녹농균), Acinetobacter baumannii(아시네토박터 바우마니) 및 Klebsiella pneumoniae(폐렴간균)를 주요 타겟으로 하여, 연구소의 혁신적인 스크리닝 플랫폼을 활용해 내성균에 효과적으로 작용하는 새로운 항생물질을 개발하고 지역사회 내 항생제 내성 분포를 조사 및 분석하는 연구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신규 항생물질 개발

항생제내성연구팀은 국내외 연구기관들과 협력해 인류를 위협하는 주요한 내성균인 메티실린 내성 황색포도알균(MRSA), 반코마이신 내성 장알균(VRE)에 대응할 수 있는 새로운 항생물질 개발 연구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특히, MRSA와 VRE의 감염을 효과적으로 억제하는 우수한 효능을 가진 신약 후보물질 개발에 성공, 후보물질을 국내 바이오벤처에 기술이전하여 후속 연구로 연계했습니다.
<<관련 보도자료 보기>>

아울러, 연구진은 GARDP 등 글로벌 항생제 대응에 앞장서는 주요 기관과 협력해 다제내성 그람음성균 대응 전략 마련을 위한 국제적인 노력에 일조하고 있습니다. WHO가 “심각한 위협을 가하는 병원균”으로 구분한 그람음성균은 감염시 적절한 치료가 진행되지 않으면 사망에 이를 수 있습니다.


 
지역사회 항생제 내성 서베일런스  

항생제내성연구팀은 32개국 62개팀이 협력해 전 세계 도심환경 내 마이크로바이옴을 연구하는 메타서브 (MetaSUB, Metagenomics and Metadesign of Subways and Urban Biomes) 컨소시엄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컨소시엄의 일환으로 지하철역, 버스정류장 등의 대중교통 시스템을 중심으로 하여 지역사회 내 마이크로바이옴과 항생제 내성을 조사했으며, 그 결과 베타-락탐(beta-lactams)과 아미노글리코사이드(aminoglycosides)에 대한 내성 유전자를 포함한 다양한 항생제 내성 유전자가 대중교통 시스템 내 분포하고 있음이 밝혀졌습니다. 이러한 결과는 국내에서 항생제가 널리 사용되고 있다는 점에 착안해 볼 때, 대중교통 기반 마이크로바이옴 분석 연구가 지역사회 내 항생제 내성 분포를 모니터링 할 수 있는 효과적인 서베일런스 전략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합니다. 컨소시엄의 연구결과는 2021년 6월 Cell지에 게재되었습니다.(Danko et al., 2021, Cell 184, 3376–3393)


항생제 내성 대응 국제협력 활성화

파스퇴르 네트워크(Pasteur Network) 아시아 허브 항생제 내성 워크샵 개최 (2021.2.22~26)
한국파스퇴르연구소는 캄보디아 파스퇴르연구소와 협력해 지난 2월 ‘제 1차 파스퇴르 네트워크 아시아 허브 항생제 내성 워크샵’을 개최했습니다. 워크샵에 참여한 10개 파스퇴르연구소의 연구진은 5일에 거친 심층 토론을 통해 항생제 내성 대응을 목표로 하는 각 기관의 전략을 발표하고, 연구 및 혁신기술 현황을 공유했으며, 국제적인 협력연구 촉진을 통한 공동대응 방안을 논의했습니다.    

(Upcoming) 항생제 대응 공동 웨비나 개최 (2021. 12.7)
Curbing the invisible Pandemic: Effective Solutions to Collectively Combat Antimicrobial Resistance 



오는 12월 7일, 한국파스퇴르연구소, 국제백신연구소(IVI), 아시아개발은행(ADB), 주한 덴마크 대사관, 국제항생제내성솔루션센터(ICARS)가 항생제 내성 대응을 위한 웨비나를 공동 개최합니다. 항생제 내성으로 인한 글로벌 긴급 보건이슈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으로, 주요 과학자, 공중 보건 전문가 및 정책 입안자가 모여 백신 및 신약 개발 현황을 공유하고 항생제 내성 극복을 위한 다양한 솔루션을 논의할 예정입니다. 특히, 저소득 및 중간 소득 국가의 항생제 내성 감시, 증거기반 솔루션 지원을 위한 실행 가능한 데이터 생성 등을 포함하여, 지역 및 글로벌 역량을 강화할 수 있는 효과적인 전략 도출에 초점을 맞출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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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생제내성은 전 인류의 건강을 위협하는 가장 큰 보건문제로 대두되고 있으며, 이에 대응할 효과적인 새로운 치료법이 개발되지 않는 한 지구상의 그 누구도 항생제 내성의 위협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을 것입니다. 항생제내성연구팀은 국내외 연구자들과 함께 협력하여 항생제내성균의 생리학적 특성 및 내성기전에 대한 고찰을 바탕으로 새로운 항균물질 개발에 주력하고 있으며, 이러한 노력이 수많은 사람들의 생명을 구할 수 있는 신규 치료법의 개발을 촉진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 항생제내성연구팀장 장수진 박사 -



오늘도 한국파스퇴르연구소 항생제내성연구팀은 항생제 내성균과의 싸움에서 승리하고 인류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다하고 있습니다. 

 
참고: WHO, PAHO, GARD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