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소 소식

[2021 세계간염의날] 간염 퇴치를 향한 한국의 간염 대응·관리 전략

2021-07-28
간염 퇴치를 향한 한국의 간염 대응·관리 전략

 
"한국도 글로벌 노력에 발맞춰 예방을 넘어 간염 퇴치를 목표로 설정하고, 국가 간염 퇴치 프레임워크 구축과 이를 추진할 전담부서 구성, 국내 전문가 소통 강화, 글로벌 프로그램 참여 등
국가적 전략과 범부처 협력을 추진해야 합니다." 

 
한국파스퇴르연구소 지영미 소장이 7월 28일 세계간염의날(World Hepatitis Day)을 맞아 한국의 간염 대응·관리 역량 강화를 위한 전략을 제시했습니다. 바이러스학을 전공한 지 소장은 2015년부터 세계보건기구(WHO) 서태평양지역 B형간염 전문가 자문위원(Hepatitis B Expert Resource Panel)으로 활동하고 있는 글로벌 간염 전문가입니다.

“2016년 세계보건기구(WHO)가 간염 퇴치를 목표로 ‘바이러스성 간염 대응 글로벌 보건전략*’을 제시하고 2030년까지 간염 발생률 90% 감소와 사망률 65% 감소**를 글로벌 목표로 설정해 각 국의 노력을 촉구했다”고 소개한 지 소장은, “우리나라가 간염 예방 사업을 통해  B형 간염 유병률을 현저히 감소시키는 성과를 거뒀다”며, “이제는 한국도 글로벌 노력에 발맞춰 예방을 넘어 간염 퇴치를 목표로 설정하고 국가적 전략과 범부처 협력을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 Global Health Sector Strategy (GHSS) on viral hepatitis, ** 2015년 대비, HBV 발생률 95% 감소, HCV 발생률 80% 감소

지 소장은 주요 전략으로 국가 간염 퇴치 프레임워크 구축과 이를 추진할 전담부서 구성, 국내 전문가 소통 강화, 글로벌 프로그램 참여 등을 제시했습니다. 

특히, 간염 퇴치를 목표로 연도별 세부 실행계획을 정의한 로드맵을 설정하고, B형, C형, A&E형 등 간염 유형별로 분산되어 있는 국내 관리체계와 전문성을 통합해 추진동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한국보다 간염 유병률이 낮은 미국을 포함해 많은 나라가 간염 전담조직을 구성해 국가 차원의 관리와 연구를 효과적으로 수행하고 있다고 설명하며, 미국 질병관리본부를 예로 들어 바이러스성 간염 본부가 A형 부터 E형 까지의 모든 간염 바이러스 유형에 대한 역학, 감시, 예방과 연구의 전반을 수행하고 글로벌 목표인 간염 퇴치를 위한 ‘2021-2025 간염퇴치 국가 전략*’을 추진한다고 덧붙였습니다. 
* Viral Hepatitis National Strategic Plan for the United States: A Roadmap to Elimination 2021-2025 (Viral Hepatitis Plan)

“한국도 2018-2022년 ‘제 2차 감염병 예방관리 기본계획’ 등을 통해 간염 관리를 위한 전반적인 계획을 수립했으나 체계적인 실행방안과 전담부서의 부재로 뚜렷한 결실을 맺지는 못하고 있다”고 말한 지 소장은, “작년 질병청 승격 시 간염 전담부서가 구성되지 않은 점이 아쉽지만, 간염 퇴치 프레임워크 구축과 함께 향후 과제로 풀어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아울러, 국내 전문가간 소통 강화 및 글로벌 프로그램 참여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질병청을 중심으로 대한간학회,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한국건강관리협회 등 다양한 파트너 간 폭넓은 소통과 협력강화를 통해 간염관리 정책 전문성을 보다 높일 수 있을 것이며, 이와 함께 WHO의 ‘바이러스성 간염 대응 글로벌 전략’ 등 세계적인 간염 퇴치 노력에 동참함으로써 한국의 보건 위상을 제고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덧붙여 “간염 환자를 대규모로 장기 추적관찰하는 B형 및 C형 간염 치료환자 코호트 사업 등 우수한 성과가 도출된 사업에 대한 지속 투자와 ‘C형간염 환자 조기발견 시범사업’ 등에 근거한 현장기반 정책 수립이 활발히 이뤄지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간염 퇴치를 위한 한국파스퇴르연구소 치료제 개발 연구 이야기 보기 (클릭)
 
 세계간염의날 (World Hepatitis Day (7월 28일))
 2010년 세계보건기구(WHO)가 제정. 7월 28일은 B형간염 바이러스를 발견한 공로로 
1976년노벨의학
 상을 수상한 미국의 바루치 블룸버그 박사의 생일이다. 
 

[붙임: 국내 간염 현황*]

간은 우리 몸에서 가장 큰 장기로 성인 기준 약 1.5Kg 전후의 무게를 가지며, 에너지 관리, 해독작용, 호르몬의 분해와 대사 등 주요한 역할을 수행합니다. 간세포는 서서히 파괴되는데, 이러한 특징으로 인해 손상이 많이 진행되어 기능이 상당히 떨어지기 전까지는 증상을 나타내지 않아 ‘침묵의 장기’로 알려져 있습니다. 

A, B, C, D, E형 등의 간염 바이러스에 감염되어 간에 염증이 발생하는 질환이 간염입니다. 

대한간학회에 따르면 국내에서 가장 많이 발생하는 간염은 B형간염으로, B형간염은 혈액이나 체액을 통해 전염됩니다. 우리나라 인구의 약 4%가 B형간염 바이러스에 감염된 상태이고, 약 40만 명이 6개월 이상 감염이 지속되는 만성 B형간염 환자로 추산됩니다. 특히, 만성B형 간염은 간경화, 간암과 같이 심각한 간질환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으며, 연간 간질환으로 인한 사망자 2만여 명 중 약 50~70%가 만성B형간염 환자로 파악됩니다. 

C형 간염은 B형 간염과 마찬가지로 혈액 또는 체액을 통해 감염됩니다. 대한간학회는 전 국민의 약 1% 정도가 C형간염 바이러스 보유자이고, 이 중 B형 간염보다 높은 비율인 70~80%가 만성 간염으로 진행되며, 만성 감염자 중 30~40% 정도가 간경변증, 간암으로 이어지는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특히 지난 2015년 특정병원의 주사기 재사용으로 발발한 국내 집단감염 사례가 있었습니다. C형 간염은 B형 간염과 달리 돌연변이 발생률이 높아 백신이 없으나, 최근 C형 간염 바이러스의 증식을 직접적으로 억제하는 경구용 항바이러스제(DAA)가 개발되어 2015년부터 국내 의료보험이 적용되고 있으며, 조기에 발견해 적절한 치료를 받는다면 완치가 가능합니다. 

우리나라는 B형 및 C형 간염을 전수감시가 요구되는 제 3급 감염병으로 구분하고 간염에 대응하기 위해 정부 중심의 다양한 노력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B형간염의 경우 예방접종 진행을 통해 국내 환자 수를 크게 감소시켰습니다. 특히, 국내 B형 간염 발생의 주 원인인 산모와 신생아 사이의 수직감염 예방을 위해 2002년부터 ‘B형간염 수직감염 예방사업’을 시행하여 신생아에게 무료로 예방백신을 접종하고 검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조기 진단과 치료가 중요한 C형 간염에 대해 선별검사를 국가건강검진 항목으로 도입 필요성을 검토하기 위해 ‘C형간염 환자 조기발견 시범사업’을 2020년 시행했습니다. 본 사업을 통해 만 56세 대상 총 10만명 이상에게 일반건강검진 채혈 시 C형간염 검사를 무료로 시행한 결과 미 시행시 대비 간경변, 간암 등 질병 발생 및 사망률 감소 효과와 비용 효과성이 확인되었습니다.

* 참고자료
1. 대한간학회. 간질환 바로알기 2018
2. 대한간학회. 알수록 도움되는 간염 20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