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소 소식

2021 세계말라리아의 날, 우리는 ``말라리아 제로 목표 달성``을 향해 전진하고 있습니다.

2021-04-23
2021 세계말라리아의 날,
우리는 '말라리아 제로 목표 달성'을 향해 전진하고 있습니다.

 
 
4월 25일은 세계말라리아의날로, 말라리아를 예방하고 통제하기 위한 전 세계적인 노력을 공유하고 지속적인 투자와 정치적 노력의 필요성을 강조하기 위한 날입니다.   

세계말라리아의날은 2007년 제 60차 세계보건총회(World Health Assembly)를 통해 제정되어 2008년 시작되었습니다. 그 이전에는 아프리카말라리아의날을 기념했는데, 아프리카말라리아의날은 2000년 말라리아 관련 아프리카 정상회담의 결과로 2001년 말라리아 발병 44 개국이 서명한 역사적인 아부자선언*이 계기가 되었습니다. 
 
* 아부자선언 (https://www.who.int/healthsystems/publications/abuja_declaration/en/)
아프리카연합 회원국은 2001년 ‘말라리아 롤백 실천을 위한 아부자선언과 프레임워크(The Abuja Declarations and Frameworks for Action on Roll Back Malaria)’를 통해 2010 년까지 아프리카 말라리아 사망률을 절반으로 줄이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공중보건 개선에 연간 예산의 최소 15%를 투자할 것을 약속했으며 기부국들에게 지원을 확대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2021 년 세계말라리아의날, 세계보건기구(WHO)의 주제는 '말라리아 제로 목표 달성'입니다!


 
(출처: WHO 웹사이트 (https://www.who.int/campaigns/world-malaria-day/world-malaria-day-2021))

말라리아에 대해
 
말라리아 원충에 감염된 암컷 얼룩날개모기(학질모기, Anopheles mosquito)가 사람을 물어 원충이 사람의 적혈구에 감염돼 발생하는 감염병입니다. 사람에게 말라리아를 일으키는 원충은 5개 종이 있으며, 이 중 열대열말라리아원충(Plasmodium falciparum (P. falciparum))과 삼일열말라리아원충(Plasmodium vivax (P. vivax)) 감염이 가장 위협적입니다. 전 세계적으로는 열대열 말라리아가 가장 많습니다. 
 이미지: 얼룩날개모기(출처: 미국 질병관리본부(Centers for Disease Control and Prevention (CDC))

 

열대열말라리아원충이 적혈구에 기생한 모습 (출처: 파스퇴르연구소(Institut Pasteur))
 

말라리아는 예방과 치료가 가능한 질병입니다. 조기 진단을 통한 신속한 치료로 사망과 감염을 줄일 수 있으며, 항말라리아제를 예방 목적으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최근 기존 약제인 클로로퀸과 아르테미시닌에 저항성을 지닌 말라리아가 출현하여 신약개발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세계 말라리아 현황

글로벌 현황
WHO는 2019 년 기준 87 개 국에서 2억 2천 9백만 건의 말라리아가 발생하고 409,000명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이 중 WHO 아프리카 지역본부의 사례가 전 세계 말라리아 발생 및 사망의 94 %를 차지했습니다. 

말라리아 퇴치를 위한 다양한 전 세계적인 노력에 힘입어 글로벌 말라리아 발병률과 사망률은 감소 추세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걱정스러운 점은 5세 미만의 어린이들이 말라리아 가장 취약한 집단으로 말라리아로 인한 전 세계 사망자의 2/3를 차지한다는 부분입니다.

[왼쪽] 2000년 및 2019년 말라리아 토착 사례 발생 현황, [오른쪽] 말라리아 글로벌 트렌드: a) 발병률, b) 사망률 (출처: 세계 말라리아 보고서 2020:  20년의 글로벌 발전과 도전, WHO, 2020. (World malaria report 2020: 20 years of global progress and challenges. Geneva: World Health Organization; 2020), 라이센스 : CC BY-NC-SA 3.0 IGO)
 

한국의 말라리아

한국에 살고 있는 우리들에게 말라리아는 다소 먼 이야기로 들릴 수도 있겠지만, 놀랍게도 한국에서도 말라리아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국내에서 말라리아는 1984년 사라졌다가 1993년부터 휴전선 인접 지역에서 복무하는 군인들에게서 다시 발생했습니다. 그 이후로 군인 및 민간인에게 퍼져 2002년부터는 민간인이 전체 말라리아 환자의 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1998-2000년 연간 약 4,000 명의 환자가 발생한 이후 점차 감소하고 있습니다.


 (출처: 질병관리청 2020 말라리아 관리지침, 질병관리청 국가건강정보포털, https://health.kdca.go.kr/healthinfo/biz/health/gnrlzHealthInfo/gnrlzHealthInfo/gnrlzHealthInfoView.do?cntnts_sn=5245)

질병관리청은 국내 말라리아의 재출현이 북한에서 유래한 매개 모기에 의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또한, 최근에는 아프리카 등 말라리아 위험 지역 방문이 늘면서 해외에서 감염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습니다. 

국내에서 유행하는 말라리아는 삼일열말라리아원충 (P. vivax) 감염에 의한 삼일열 말라리아로 3일간 고열이 반복되는 특성을 지니고 있으며 비교적 가벼운 경과를 보입니다. 반면, 열대열말라리아원충 (P. falciparum) 감염에 의한 열대열 말라리아의 경우 사망에 이를 수 있기 때문에 유행지역 방문 시에는 반드시 예방약을 복용해야 합니다.


말라리아 퇴치를 위한 글로벌 노력
 
UN은 지속가능한개발(Sustainable Development Goals, SDG)을 통해 2030 년까지 말라리아를 포함하여 에이즈, 결핵 및 열대성소외질환과 감염병을 종식하겠다는 목표를 설정하고 다양한 전략을 펼치고 있습니다. WHO는 2015년을 기준점으로 하여 말라리아 발병률과 사망률을 각 2020 년까지 40%, 2025 년까지 75%, 2030 년까지 90% 감소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는 '2016-2030 말라리아 글로벌 기술 전략(GTS)'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2030 년 글로벌 목표와 2020 년 및 2025 년 마일스톤, 2016-2030 말라리아 글로벌 기술 전략 (GTS) 발췌 (출처: 세계 말라리아 보고서 2020: 20년의 글로벌 발전과 도전, WHO, 2020. (World malaria report 2020: 20 years of global progress and challenges. Geneva: World Health Organization; 2020), 라이센스 : CC BY-NC-SA 3.0 IGO)
 
WHO의 '2016-2030 말라리아 글로벌 기술 전략(GTS)'의 주요 추진 과제는 1) 말라리아 예방, 진단 및 치료에 대한 보편적인 접근 보장, 2) 말라리아 종식을 위한 노력 가속화, 3) 적극적인 말라리아 발병 감시체계 운영 등입니다.


이러한 글로벌 노력에 발맞추어, 한국과 카메룬의 파스퇴르연구소가 협력해 정확하고 신속한 말라리아 진단법 개발과 보급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한국파스퇴르연구소와 카메룬파스퇴르연구소가 아프리카의 말라리아 퇴치를 위해 힘을 모았습니다.

한국파스퇴르연구소 기술개발플랫폼의 책임자이자 연구소의 스핀-오프 생명공학 벤처인 스마트엠디(Smart-MD)의 창업자인 레지스 그레일(Regis Grailhe) 박사와 카메룬파스퇴르연구소 말라리아연구유닛 책임자인 로렌스 아용(Lawrence Ayong) 박사는 신속하고 정확하며 사용하기 쉬운 말라리아 진단법을 개발 및 널리 보급하기 위한 연구협력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 파스퇴르연구소 국제 네트워크 (Institut Pasteur International Network, IPIN)
한국파스퇴르연구소와 카메룬파스퇴르연구소 모두 파스퇴르연구소 국제 네트워크(IPIN)의 멤버입니다. 파스퇴르연구소 국제 네트워크는 130년 이상의 역사를 가진 세계적 명성의 감염병 연구 네트워크로 전 세계 25 개국에 위치한 33개의 연구소가 소속되어 있습니다. '파스퇴르인'이라 불리는 23,000명 이상의 네트워크 소속 연구진은 전 세계 공중보건을 위한 공통적 가치와 사명을 공유하며, 풍토병이 만연하는 주요 지역에서 감염병에 대응 및 대비하는 감시자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왼쪽] 로렌스 아용 박사(왼편)과 레지스 그레일 박사 [오른쪽] 파스퇴르연구소 국제 네트워크


말라리아의 효과적인 치료를 위해 조기진단이 중요하지만, 말라리아가 만연하는 지역의 많은 사람들은 조기진단을 받지 못하고 질병이 진행된 상태에서 치료를 시작하게 됩니다. 또한, 현재의 진단법은 숙련된 전문가가 직접 현미경을 통해 임상샘플을 관찰해 감염여부를 진단하는 수동 프로세스로 진행되기 때문에 시간이 소요되며, 정확도가 떨어질 수 있습니다. 

레지스 그레일 박사와 로렌스 아용 박사 공동 연구팀은 스마트폰과 컴퓨터 이미징 기술을 활용한 인공지능 기반 진단법 개발과 보급을 통해 말라리아 관리를 획기적으로  개선하기 위해 앞장서고 있습니다. 

연구진은 기존의 현미경을 사용한 수동 진단법 대신, 말라리아 원충을 자동으로 탐지하고 정량화하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안드로이드 기반)을 개발했으며, 이를 위해 한국파스퇴르연구소의 인공지능 기반 접근법과 카메룬파스퇴르연구소의 방대한 임상 자원을 접목했습니다. 모바일 헬스 기술을 활용해 기존의 두꺼운 혈액 도말 슬라이드를 현미경으로 관찰해 말라리아 원충을 탐지하는 기존의 방법을 자동화한 것입니다. 
 
구체적으로, 임상샘플을 디지털로 변환하고 이미지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기 위해 현미경 이미지를 범용 스마트폰과 태블릿으로 연계하는 어댑터를 신규 제작했으며, 딥러닝 기술을 도입해 수집된 이미지를 자동 분석하여 말라리아를 진단하는 인공지는 기반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했습니다. 현미경과 모바일 기기를 연계하는 어댑터는 3D 프린팅 기술을 통해 제작되며, 한국국제협력단(KOICA)이 카메룬에 지원한 3D 프린터를 통해 현지에서 생산돼 적시에 의료센터에 공급될 수 있습니다. 

레지스 그레일 박사와 로렌스 아용 박사 공동 연구팀이 개발한 AI 기반 말라리아 진단법 소개

현재 KOICA의 지원으로 카메룬의 수도 야운데에서 약 1,500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본 진단법에 대한 임상시험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레지스 그레일 박사는 “정확하고 신속하며 저렴한 진단법을 전 세계인이 손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상용화하여 말라리아 퇴치를 가속화에 기여하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전 세계인의 건강한 삶을 위해 연구에 매진하는 파스퇴르인들을 응원해주세요!